한국사회

해남 한 축사서 '의문의 떼죽음'.."굶어 죽은 걸로 추정"

전남 해남군 송지면의 한 축사에서 63마리의 소가 죽은 채 발견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오전, 경찰과 축산당국은 해당 축사에서 발생한 대규모 소 폐사 사건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이 사건은 9일 오후, 지역 주민으로부터 "축사에 소들이 죽어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축사 내부는 처참한 상태였다. 수십 마리의 소들이 죽어있었으며, 죽은 소들은 눈을 뜬 채 바닥에 누워 있었다. 특히 소들의 갈비뼈와 엉덩이뼈가 앙상하게 드러나 있을 정도로 말라 있었고, 죽은 소들이 서로 엉켜 있거나 여물통에 고개를 내민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 축사는 15~20년 전에 건축된 것으로, 이후 소유주가 여러 차례 변경되었지만, 최근에는 관리가 전혀 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마을 주민들은 이 축사가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주민 김모(62)씨는 "후배가 고향에 내려왔다가 이 축사의 소들이 죽은 것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한 다른 주민 최모(69)씨는 "그 축사는 너무 외진 곳에 있어 관리가 되지 않았고, 주인이 사고로 돌아간 후 가족들이 관리하지 않아서 소들이 굶어 죽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해남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해 소 67마리 중 63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살아있는 소 4마리는 말라있었고, 축사의 전반적인 관리 상태도 매우 불량했다. 특히 축사 주변에는 정리된 곳이 없었으며, 사료통에 남아 있는 사료는 약 3분의 1 정도였다고 보고되었다. 경찰은 수의사와 함께 사건 현장을 조사한 결과, 전염병으로 인한 집단 폐사의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또한 외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축사 주인 A씨(30대 후반)는 사건 발생 후 당국에 "최근 일정이 바빠서 소들을 관리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A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A씨는 "소들이 죽기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었고, 1주일 전부터는 죽은 소들이 많았다"고 말했지만, 그의 발언은 사건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데 혼란을 주고 있다. 경찰은 소들이 굶어 죽은 것이 아닌가 하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아사(餓死)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소들의 사망 원인에 대한 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시료를 채취하여 독극물 검사를 진행했으며, 동물위생시험소에 질병 여부를 의뢰한 결과 전염병은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당국은 소들이 장기간 사료를 제대로 먹지 못해 굶어 죽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며, 이를 위해 A씨가 소들의 상태를 방치한 이유와 그 기간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만약 이 사건이 아사로 결론이 나면, 축사 주인 A씨는 동물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을 수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농장주가 관리 부실로 인해 소들이 굶어 죽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는 "농장주가 장기간 병원 입원 등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처벌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해남경찰서와 해남군 관계자들은 사건의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계속해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당국은 이 사건이 단순한 관리 부실로 끝나지 않도록 철저히 규명할 계획이다. 또한 이 사건은 축산업계의 관리 문제와 동물 복지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진 곳에 위치한 축사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관리자의 부주의가 초래한 비극적인 결과로, 동물 보호와 관련된 법적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현재까지 경찰은 사건을 두 가지 가능성으로 분석하고 있다. 첫 번째는 소들이 관리 부실로 인해 굶어 죽은 아사 사건일 가능성이고, 두 번째는 질병이나 독극물 등에 의한 집단 폐사 가능성이다. 경찰은 시료 채취와 독극물 검사를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혀낼 예정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농장주의 처벌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